1. 예식장 찾기, 이렇게 어려운 거였어? 결국 내가 고른 곳은…

2025. 2. 13. 03:10결혼준비 : 대책없는

 

 

남자 친구와 알콩달콩, 달콤살벌한 연애를 한 지도 벌써 4년 반이 넘었다.
연애를 시작할 때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나는 결혼할 생각이 확고한 사람이야. 결혼할 생각이 없다면 시작조차 하지 말자.”

남자 친구도 동의했고, 우리는 그렇게 연애를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혼에 대한 온도 차이를 느낀 적이 많았다.
나는 결혼을 인생의 중요한 목표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남자 친구는 ‘때가 되면 하겠지’ 하는 태도였다.
그래봤자 2살 차이인데 연하이다 보니 나처럼 조급하지 않았겠지.

그러다 작년 10월, 서로의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면서 본격적인 결혼 준비를 시작했다.
그런데, 막상 ‘우리 이제 결혼하자!’라고 선언했지만, 준비 과정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이 안 잡혔다.

 


 


1. 결혼 시기는 정했는데, 예식장은 정하지 못한 예비부부

‘올해 11월에서 내년 3월 사이에 올리면 되겠지.’
우리는 결혼식을 올릴 대략적인 기간만 정했을 뿐, 구체적인 준비는 하나도 하지 않은 답 없는 커플이었다.

내 직업 특성상 결혼을 준비 중이거나 갓 결혼한 신부들을 자주 만나는데, 그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있었다.

“예식장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니 무조건 예식장부터 잡아야 해요!”

그 말을 듣고 뒤늦게 현실을 자각한 우리.
결혼 준비의 첫걸음은 드레스도, 신혼집도 아닌, 예식장 예약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불안한 마음에 예식장 정보를 미친 듯이 찾아보기 시작했다.

우선 예식장을 알아보려면 위치와 보증 인원부터 결정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하나씩 정리해 나가기 시작했다.

 


2. 위치 선정 기준: 서울 남부 vs 경기 남부

우리 커플의 가장 큰 문제는 거주지가 너무 다르다는 것이었다.
나는 서울 북부, 남자 친구는 경기 남부에 살고 있다.

✔ 직장인인 남자 친구 쪽 하객이 압도적으로 많음 (회사 동료 포함 약 250명)
✔ 나는 프리랜서이자 극 내향인으로 하객 수가 적음 (친구, 가족 등 약 80명)
✔ 예상 총 하객 수는 약 330명

모두가 이동하기 편한 서울 남부에서 구하지 못한다면, 우리 손님들에게는 죄송하지만 하객 수가 압도적으로 높은 남자 친구 지역인 경기 남부에서 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결론지었다.

 


3. 보증 인원 설정 기준 : 250명으로 확정

하객 수를 정확히 예측하기란 불가능한 일이지만, 보통의 예식장에서는 최소 보증 인원의 20% 정도는 추가로 음식을 준비해 주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하더라.
다만 너무 높게 설정하면 식비가 낭비될 수 있고, 반대로 너무 낮게 설정하면 식사가 부족해 귀한 시간을 내어 걸음 해주신 손님들께 굉장히 죄송한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부분이기에 신중히 결정해야 했다.

✔ 예상 하객 수: 330명 (하지만 실제 참석 인원은 미지수)
✔ 보증 인원의 10~20% 정도의 음식은 추가로 준비해 주는 경우가 많음
✔ 너무 높게 잡으면 낭비, 너무 낮게 잡으면 낭패

이런 점을 고려해, 최소 보증 인원을 250명으로 설정하기로 했다.

 


4. 내 결혼식장은 무조건 ‘이 조건’이어야 해!

나는 사실 웨딩에 대한 로망이 크지는 않은데(나만의 생각일지도), 그래도 몇 가지 기준은 있었다.

✔ 어두운 호텔 예식장은 절대 싫다. → 무조건 밝은 하우스 웨딩홀
(여의치 않다면 종교는 없지만 밝은 채플홀이라도…)
✔ 답답한 건 딱 질색, 높은 천고 필수
✔ 코스 요리 ❌, 무조건 뷔페
✔ 주차 편해야 함 & 지하철역에서 너무 멀면 ❌
✔ 대관료(연출비+꽃장식 포함) 정가 1천만 원 이하
✔ 식대 정가 1인 8만원 이하(음료 포함)
✔ 최소 250명 수용 가능할 것

이 기준에 맞춰 예식장을 찾았지만… 현실은 하우스 웨딩홀은 가격이 호텔 예식장 못지않게 비싸거나 수용 인원이 너무 적다는 것.
그제야 알았다. 250명은 생각보다 많은 하객 수였다.

몇 날 며칠을 찾아봐도 마음에 드는 곳은 드물었다. 그래도 그중에서 추리고, 또 추려 리스트업한 곳은 아래 다섯 군데.

 



5. 최종 후보 베뉴 리스트

🏡 W스퀘어컨벤션(채플홀)
• 장점: 밝은 채플홀, 예쁜 정원, 본식 스냅 후기 좋음
• 단점: 남자 친구가 하객으로 가본 경험상 홀이 좁고 주차 불편해서 싫어함

🌿 셀럽앤어셈
• 장점: 밝은 버진로드, 높은 천고, 그나마 가성비 괜찮은 하우스 웨딩홀
• 단점: 하객석 천고가 낮아 답답할 수도 있음

✨ 엘블레스
• 장점: 남자 친구가 고려한 지역(양재)에서 그나마 조건에 많이 부합하는 곳
• 단점: 내 기준에선 애매… 천고도 낮고 밝지도 않음

🍽 아펠가모 선릉
• 장점: 서울 남부 아펠가모 중 가장 밝음, 밥 맛있음(별명: 밥펠가모)
• 단점: 너무 정적인 느낌의 채플홀이라 내 취향과 100% 맞진 않음

💐 노블발렌티 대치
• 장점: 채플홀 치고 생화 장식 풍부, 천고 높음, 스냅 사진 예쁘게 나옴
• 단점: 다섯 곳 중 가장 비쌈 

 



6. 그래도 뭔가 아쉬운 결론

이렇게 리스트업을 해놓고도, 사실 뭔가 마음에 딱 들지는 않았다.
아무리 다시 찾아봐도 예식장이 뿅! 하고 새로 생기는 것도 아닌데 나는 계속해서 검색하고 또 검색했다.

하지만 결국 현실적인 조건과 내 취향을 모두 만족하는 곳은 없었고, 완벽함보다는 적당한 타협이 필요하다는 걸 인정하기로 했다.
나는 애초부터 결혼식에 많은 돈을 쓰고 싶은 사람이 아니었고, 식장보다는 웨딩 사진을 잘 찍는 것이 더 중요했다.

다섯군데를 모두 가볼 시간이 없으니 두 곳 정도로 줄이기로 했고 그 최종 컨펌은 남자 친구에게 맡기기로 했다.
이제 직접 방문해서 상담을 받아볼 차례다.

 




그런데… 꼭 직접 가서 상담받아야만 할까?
최소 두세 곳으로 추려두긴 했지만, 사실 이미 온라인에 예식장 후기와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다.
그렇다면 굳이 발품을 팔 필요 없이, 인터넷만으로도 충분히 결혼식장을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


다음 글에서, 내가 직접 방문 없이 온라인으로 웨딩홀 견적을 알아본 경험을 이야기해 보려 한다.

 

절대 두 번은 못할 결혼